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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칼럼

엄마가 무슨 일로 요리를 시작했다. 평소답지 않은 모습이다.

by 모우라고리오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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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갑자기 고등어 구이를 했다. 왜 그럴까. 평소에 하지않는 행동에 의문이 들지만,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니어서 그냥저냥 넘겼다.

 

원래라면 내가 장을 보고 내가 요리해서 엄마와 나머지 식구를 먹인다. 그러고 그걸 매주 한번씩 반복하고 그걸 4년째 이뤄지고 있다. 음식은 골고루 섭취해야 해서 고기 3에 야채 4에 과일 3의 기준으로 구매를 한다. 도합 계산하면 일주일에 7만원 정도 나온다. 

 

특식도 계산된다. 격주에 한번꼴로 회를 산다. 회는 제철마다 방어, 연어, 광어, 청어 등을 사는데, 시장에서 장을 볼때 시세가 괜찮다 싶으면 곧바로 구매하는 편이다. 그것도 반복되면 조금 질릴 수 있으니, 9호짜리 큰 닭 한마리를 사서 삼계탕을 끓이기도 한다.

 

 

여기에 사치비로 커피와 빵까지 구매한다. 커피는 드립용으로 잘게 분쇄한 원두가루를 대량 사이즈로 구매한 뒤에 냉장고에 꽁꽁 얼린다. 누가보면 퀄리티가 떨어짅다고 하겠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문제는 지속성이니까. 지속성 없이 퀄리티를 논하기엔 형편없이 현실성 없다고 본다. 빵 또한 일주일에 2만원 어치를 사간다. 동네에 만원에 큰 빵 3 덩어리를 파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2만원어치 즉 큰 6덩어리를 사간다. 항상 매번 매년 그랬으니, 사장 아주머니는 서비스로 크림빵 몇 개도 덤으로 넣어주신다. 그런 삶이 이제 5년차다.

 

안정적이고 변화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 또한 없다. 식구를 먹어살린다는 것은 꽤나 힘이 드는 일이다. 가끔씩은 지치기도 한다. 사주는 것도 모자라 반찬투정하거나 혹은 식욕이 없어 라면 끓여먹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 내가 요리를 못해서일까 아니면 제철 과일이 부족했나 뭐가 문제지 고민하게 된다. 당장 밥벌이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데 남의 식욕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내 모습이 아주 좆같을 떄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내 인생이다. 이렇게 흘러가버렸다. 모든걸 해결하고 나의 시간을 즐겨야 한다. 건강이 괜찮은 한 이런 짓을 계속 할 것이다. 이것이 은은한 효도이고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꾸준함이니까. 그 누구도 비교 못하는 나만의 성실지표인 것이다.

 

근데 왜 엄마는 고등어 조림을 했을까. 무슨 계기가 있을까. 친구들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을까? 간지러운 정도의 궁금증이니 시시콜콜 쓰기 좋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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