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이혼하고 온 여자가 건전 것은 영어 뿐이었던 것 같다.
5년을 살았는데 그동안 우울증과 자괴감에 빠져 제대로 쓴 맛을 보았다고 한다.
이혼이라는 주홍글씨는 미국 내에서만 적용된다. 그녀는 한국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에 서류상 이혼 경력은 남지 않는다.
이혼 경력이라… 미국서 가정을 꾸렸고, 결혼을 한번 치뤘다. 그런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는 것이 다소 불리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은 타투를 새겼다고 하는데 그 문구가 내가 괜찮으면 남도 괜찮을 것이라는 어떤 책 구절이 있다고 했다.
아마 그만큼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살면서 내가 괜찮으면 남도 괜찮게 생각할거야 라고 떠올려본 적이 있는가? 난 그렇게 살진 않았던 것 같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녀가 할 것은 영어강사였다. 그것이 가장 유력한 자신의 무기였던 것이다.애초에 영어를 위해 미국에 갔고 그곳에서 신혼살림을 했으니 그 또한 대단히 강력한 경험이지 않은가
그런 경력을 한국에선 프리미엄으로 쳐준다. 물론그녀가 면접떄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을 설명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꽤나 학원장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였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밥벌이는 해결됐지만 그 외의 것들이 해결 안된 듯하다. 그녀는 돈에 대한 욕심을 스스로 포기한 듯 보인다. 눈에 보이는 그런 잣대들이 있는데 비교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시장에서 자신을 논외로 여기겠다는 건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단,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은 확실이 느꼈다.
사람마다 다 기질이 있는데, 이 여자 또한 어렸을때부터 가졌던 그러한 기질 혹은 품위는 어떠한 것과도 바꾸진 않았던 듯 하다.
영화 블루자스민이 떠오르기도 하고 복잡미묘했다. 어떠한 사람의 과정을 보는 듯한데 그것 또한 결말이 좋지 못한과정이랄까
나이듦에 따라 노련해지는 것이 있어 두뇌회전이 빨라지지만 반대로 매력은 덜해지기에 어떠한 수준에서 그 여자가 살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와 술을 마시던 사람 그리고 미국서 우울감에 대마를 자주 했다고 한다. 미국서 대마는 불법이 아니란다.
노화를 부르는 행동은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대동소이하다. 바뀌진 않았다. 오히려 더 복잡한 무게감에 더욱더 담배를 찾으려 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
갑자기 상상을 해 보았다. 이런 사람을 이성으로서 좋아할 수 있느냐. 나는 아니었다. 아무리 명석해보이고 자신을 잘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도 이런 차이를 보이는 사람을 이성으로 두기에는 괴리감이 컸다.
나 또한 그런것을 안 하려 노력하는 사람이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기 떄문에 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여기서 끊어졌다.
또한 신기하게도 이혼이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인상을 처음 받아본 나로선 다소 신기했던 경험이었다. 이혼경력은 꽤나 좋지 못한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하고 생각해봐도 나 또한 이혼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해보인ㄷ가는 걸 알았다. 처음엔 몰랐지만 거리를 두게되니 참으로 많은 것들이 보였다. 노련해지는것이 이런 부분도 포함인 것이 참으로 아리송하다.
점점 관계를 맺는것이 어렵다. 내가 노련해진 것인지 아니면 닳을대로 닳아버린 사람이 된 건지 잘 모르겠다. 근데 그럴수록 더 삶에 대한 의지가 굳건해진다. 정말 아리송하다. 나 또한 결말이 그리 밝지 않음을 알고 있어서인데 삶의 의지가 더 강해진다. 아직 건강해서인 것 같다. 사지멀쩡하고 매우 건강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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